민들레의 내어줌, 존재의 가장 순결한 윤리 어머니의 치마폭과 신의 숨결 사이에서
- Soyo

- 2025년 8월 9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5년 9월 24일
소요 존재윤리학

소요(逍遙) 철학 에세이 · 존재윤리학
글 | 소요(逍遙) · 2025년 8월 9일 · 읽기 6–8분
사람은 꽃을 꺾기 위해 들판을 간다. 그러나 나는 민들레를 꺾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그 지워질 수 없는 향기를 다시 찾기 위해 들판을 찾았던 것이다. 강가에서, 산비탈에서,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나는 민들레를 눈으로 붙잡았다. 그 작은 꽃 하나를 얻어 들고 돌아온 날, 식어 있던 보리밥 위에 조심스레 민들레를 얹고 고추장을 올렸다. 그 한입은 생명이었고, 그 한입은 눈물이었다.
나는 씹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고, 울기 시작했다. 나의 눈물은 계속 그 보리밥 위에 떨어졌다. 한 입도 넘기지 못한 그 밥숟가락은 단순히 목구멍을 지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세월의 무게가 목을 막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떠올렸다. 어머니가 살아계시던 때 내게 건넸던 종이작가 김영희 씨의 책,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책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그 책 안에는 말보다 더 깊은 무엇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안다. 왜 그 책이, 왜 그 책 속에 민들레의 표현이, 어머니의 그 하얀 행주치마가, 아직도 내 가슴 안에 머무는지.
민들레, 내어줌의 철학. 민들레는 꽃이면서 음식이다. 민들레는 아름다움이면서 쓰임이다. 민들레는 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져주기 위해 피는 존재이다. 그리고 나는, 민들레를 통해 존재의 가장 고귀한 본능, 내어줌을 배웠다. 그 내어줌은 어머니의 냄새와 닮았다. 하얀 행주치마의 냄새, 부엌에서 삶은 무청을 짜내던 손끝의 물기, 내가 젖을 물고 있던 가슴의 체온… 나는 그 냄새를 기억한다. 단지 향기가 아니라, 그것은 사랑이 내 안에 남긴 존재의 흔적이었다.
민들레를 먹지 못하고 울었던 그날, 나는 민들레의 쓴맛을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민들레가 어머니의 인생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짓밟혀도 피고, 피어나도 꺾이며, 꺾여도 누군가의 생이 되어주는 그런 삶.
존재는 감상이 아니라, 고통의 반영이다. 나는 감성적인 사람이 아니다. 이 눈물은 과거의 향수 때문이 아니라, 한 생명을 감당해낸 한 인간의 고통이 내 안에서 사유로 전환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본 어머니는 한 번도 자신의 고단함을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늘 내어주었고, 그 내어줌 속에서 사라져갔다. 나는 이제야 안다. 그 사라짐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존재의 방식이었음을.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누구나 거치고 겪어야 할 인생의 길이 고난이라면, 인간에게는 다른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었을까?” 나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니다.
인간은 고난을 피하기 위해 창조된 존재가 아니라, 그 고난을 ‘사랑으로 바꾸기 위해’ 지어진 존재다. 그리고 인간은 처음부터, 조건 없는 자유와 평등한 영혼으로 창조되었다.
고난은 지나가는 것, 상처는 소망의 전초, 많은 고대 철학은 인간 존재를 이성으로 설명하려 했지만, 그들은 고통의 본질, 침묵의 무게, 사라짐의 윤리, 내어줌의 영광을 설명하지 못했다. 그들의 철학은 위대했지만, 어머니의 젖냄새를 기억하는 철학은 아니었다. 그들은 존재를 논했지만, 민들레 앞에서 울지 못한 철학이었다.
고난은 지나가는 것이다.
상처는 소망의 전초이다.
아픔은 축복의 문 앞에 선 영혼의 흔들림이다.
내 철학은 이 세상의 눈물을 미화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그 눈물이 흐르는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민들레는 내어줌으로 생명을 남기고, 어머니는 사라짐으로 나를 남겼다. 그리고 나는, 그 남겨진 존재로서 오늘도 누군가에게 내어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신은 침묵 속에서도 인간을 듣고 계신다. 이 모든 내어줌의 철학은 단지 인간의 미학이 아니다. 신이 인간을 그렇게 지으셨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 앞에서 절대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고통, 우리의 기억, 우리의 향기, 우리의 젖냄새까지도 신은 알고 계신다.
신은 한 순간도 우리의 존재를 외면하지 않으며, 우리가 내어준 시간과 품, 고단한 노동과 침묵의 눈물까지 신의 인식 속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그렇기에 나는 안다. 인간 존재는 죽지 않는다. 인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신 앞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민들레는 그 완성의 철학을 가장 조용히 증언하고 있다.
존재는 내어줌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완성은, 가장 조용한 손길로, 가장 깊은 향기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쉰다. 나는 민들레에게서, 어머니에게서, 신에게서 그것을 배웠다. 삶의 가장 위대한 증언은 말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내어준 한 줌의 향기다.
“존재란, 자기 자신을 위해 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에 남기 위해 져주는 것이다.”
소요(逍遙) – 『소요 존재윤리학』 창시자, 『존재의 침묵』, 『진리의 불꽃』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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